'잠못이루는 밤에'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2.10.30 되돌이켜 지는 순간. (24)
  2. 2012.09.10 '정상성'에 대한 욕망 (4)
  3. 2011.09.19 정체성의 선상 (6)
  4. 2010.12.31 아버지, 그러하므로 (3)
  5. 2010.09.02 네, 제가 한무지입니다. (20)

시간이 참 많이도 지났네요.


2004년 의정부 화장실 한구석에서 처음 내 엉덩이에 주사를 찔러넣고.


공부하고 인권운동하며 2006년에 첫 가슴수술.


2007년에 가슴 재수술 두차례

2008년에 생식기 제거 수술

2009년에 진행한 태국 수술을 마지막으로.


내가 M으로 표기되어 있는 여권을 받아든지도 횟수로 3년입니다.



수도 없이 울던 시간들.

텔레비전에 수도 없이 방송되는 얼굴로 나의 정체를 알게됬던 가족들.

아마 대부분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되는 직장동료들.



'사회적 남성'으로 통하는 것이 말그대로 '자연스러워 진' 시점에서.

나는 어쩌면 FTM남성으로서의 고민은 더이상 하지 않고 살아가지는 지도 모릅니다.


단지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FTM남성으로 써의 결이라기 보다는, 조금 '다른 남성'으로 써의 느낌이 더 강하지요.


FTM이라는 단어는 어찌되었던 'Trans'되었다는, 여성의 신체에서 남성의 신체로 옮겨왔다는 의미자체를 내포합니다.

그 측면에서 현재의 나는'Trans'한 시간을 모조리 기억 너머에 묻어두었다는, 혹은 전혀 느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득 어느어느 순간들, 그 찰나에 묘한 이질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혈연관계에 있는 동생이 전화를 받는 순간 아주 자연스럽게 오빠! 하고 부를때나.

어머니께서 '아들 왜이렇게 연락이 안돼!' 하고 말하는 순간.

사람들이 내게 '정상 기능을 하는 페니스'가 있다고 당연한 가정을 세워 이야기 할때.

신분증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시를 한뒤 "Thank you Mr." 하고 호칭하는 순간들.


보통은 나에게도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들이지만.

아주 가끔, 이것에 아주 이질적으로 다가올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먼 옛날 언젠가에 이런 상황들을 목이마르게 갈구했던 순간들이 교차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나는 이러한 것들을 어느정도는 '취득'하며 살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것을 취득하기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나. 하고 되돌아 보게 됩니다.


가족들과는 수많은 시간을 서로 모욕하고 상처주며 피를 튀겼고.

병력에도 불구하고, 호르몬치료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수차례 수술대위에 몸을 맞겨 가며 칼을 대었고.

늘 마취에서 깨는 순간 내뱉었던 말은 한결같이 "다시는 수술 안해" 였죠.

그리고 수술할때는 회사에 거짓말까지 해가며 결근을 해야했고요.


이과정은 지금 되돌아 보아도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었지만.

나는 맹새컨데 단 한번도 '그만둬야 겠다'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나는 '남성으로 보여지고, 남성으로 대우 받고, 남성으로 살고 싶었기'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이 문장에서 '대우'를 오해해석 하는 분들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응당 내가 운명적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것들... 이라고 생각했을런지도요.


그리나 나는 지금 시점에서 적어도 '생식기 제거수술'은 한번더 고려해봤어야 한다고 후회합니다.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테지만요.



각설하고, 그것이 거의 완벽하게 완료된 지금.

나는 내 삶에 만족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보통의 남성'으로 해석 하진 않지만(기질적인 이유로), 

'좀 특이한 남성'으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좋아요.



사실 수도 없는 시간동안 그놈의 '남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왔지만.

나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그저 할 수 있는건 "나는 이러이러 한 남성이다'하고 나를 정의내리는 일 뿐이고요.



FTM남성(치료를 진행하는)은 결국 어느순간 그 정체성을 상실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쯤 두갈래의 길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이것을 제껴두고 살아야 하는지, 계속 소통과 공유를 시도해야 하는지.

그 갈래에서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 같네요.


정리한다고 써내려가기 시작한 글이, 더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남성'일 수 없는 컴플렉스는 여전히 잔존하네요.

반대 급부로 '생물학적 남성'으로 통할때 가끔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도요. 


참 혼자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살 고 있는 느낌입니다.

부웱 -_-

Posted by 한무지
TAG FTM, TransMan


제목이 거창 하네요.

'정상성'에 대한 욕망.


사실 이 욕망을 파헤치자면, '정상'에 대한 고찰 부터 시작해야겠지요.

그러나 이래저래 머리아픈 고찰은 집어치우고 들여다 봅니다.

그놈의 '페니스'에 대해서요.


어찌되었던 그놈의 '정상'이 이야기하는 신체는 명확히도 (애석하지만)

튀어나오고 말랑한 가슴, 자궁과 질을 가지고 있는 신체는 여성.

딱딱한 가슴과, 고환, 페니스를 가지고 있는 신체를 남성 이라고 명명하니까요.


배부른 소리를 좀 해봅니다.

나는 현재 여성의 성징이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그런가 좀 살만하지요.


일단 남성으로 되어있는 여권을 가지고 있고.

외관상 남성으로 보이는 외모와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몸속에는 인위적이지만 정상수치의 남성호르몬이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그 빌어먹을 놈의 '페니스'가 부재해 있죠.

정확히 따지면 '외관상 남성의 것으로 보여질 수 있는 페니스'가 부재해 있습니다.


아주 가끔, 아니 종종 그놈의 페니스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릴 때가 있습니다.

근데 이놈의 욕망이 웃긴것이 '수술을 해서' 가지고 싶은 것인지.

그저 못가진 것에 대한 열망인지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정도 호르몬과 수술을 마친(진행중인) 트렌스피플이라면 거의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가겠지요.

이건 비판할 수 조차 없는 슬픈 현실입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비판 할 수도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모두가 이러한 현실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고, 

나를 드러냈을때 그 개개인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을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인 것이죠.

말하다 보니 정말 슬퍼지네요.


결국 나도 별 수 없이 그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가는데,

얼마전 나를 김모씨로 알고 있던 친한 친구 둘에게 커밍아웃을 했더랬습니다.

나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역시 관계는 뭐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이 친구가 이야기중에 꺼냈던 이야기가 갑자기 머리를 울렸습니다.

"아.. 그래서 형이 게이인건가?"


더 웃긴것은 저도 갸웃 했다는 겁니다.

' 아, 그래서 내가 게이인가?;;;;;;'


뭐 일정정도 측면에선 맞는 말이고, 또 아닌 말이기도 하지만.

살짝 헷갈리더랍니다.


그러나 도대체 그 친구의 상상력은 어디서 왔을까요.

분명 "내가 페니스가 없기 때문에 여자를 못만난다고 생각하는거야?" 라고 물었습니다만.

그 친구의 대답은 '노' 였습니다.


그러니까 이친구의 판단은 아마도 가질 수 없는 신체에 대한 욕망이라던가.

'여성'을 이해하거나 소통할 수 있는 의지가 없기때문에 성적대상을 '남성'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

라는 그정도 맥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하니 훌륭한 감수성이군요.)


여기서 나는 나의 욕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내 스스로는 현재의 신체에 만족하고 있다고 확신이 드는데,

성애적 관계에 놓여있을 때 늘 이놈의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됩니다.


거기서 나는 나의 공포를 발견합니다.

내 신체가 발가벗겨 졌을때의 공포, 그것이 타인에게 줄 영향.

결국 타인에 시선에 의해 투영될 나의 신체가, 나는 두려웠던 것이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들이 뭔가 또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이것이 과연 '극복'해야 할 문제인지

아니면 수술등의 조처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여전히 또 갈피를 못잡게 되고요.


해서 한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고자 합니다.

나는 나의 욕망과 느낌들에 대해선 늘 고민하고 생각하지만.

정작 나의 몸을 바라봤던 이들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어요.


나의 그 빌어먹을 '정상성에 대한 욕망'이 관계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라면.

그 관계를 한번 파헤쳐 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과 인터뷰 비스끄므리 한 것을 해볼 생각입니다.

각각의 수술상태에 맺었던 성애적 관계의 사람들과 이야기 해볼 생각인데.

이게 과연 몇명이나 가능할 지는 모르겠네요.


조만간 포스팅 합니다요.ㅎ




 





Posted by 한무지
나는 게이입니다.

그리고 내가 '게이'인것은,
곧 남자인 내가, (받아들여질수 없는)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그 누구에겐가 부담이겠지요.

아니, 오히려 내 스스로에게 더 그러합니다.


나는 내스스로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것을 이해해 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더 이 블로그에 쓸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ftm인 나는 오래전에 잊어버렷고,
ftm이기 때문에 헤쳐나가야 할 세상 또한 오래전에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내 앞에는,
당장 결혼을 요구하는 가족과,
남자로써 '정상'적인 삶을 요구 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어딘가 나와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 고민을 나누기엔 이세상도, 나도 너무 닫혀잇는것 만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술에 잔뜩 취한 이시간에 용기를 내서 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겠지요.

그래도 나의 삶을 지지해 주실거죠?
Posted by 한무지


이제는 당신의 얼굴조차 희미하다.

삶의 무게에 치여, 가슴언저리에
그저 그렇게 묵힌 체기로 내버려둔지 오래이지만

희미해지는 잔상에
이제는 못내 그 흔적에 목이메여
그 발걸음을 쫓는다.

당신의 걸음걸이를 흉내내던 조그만 딸아이가
이제 삶을 고민하는 이땅의 아들이 되어
날숨을 뱉어내며 세상을 살아낸다.

아픔이 슬픔을 덮어내고
덮인 슬픔이 또다시 아픔을 불러올때

나는 작아져버렸던
뼈만 앙상하게 남았던
동그란 당신의 눈물맺힌 두눈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숨을 내뱉는다.

이제 내게 서있을곳은
지금 발디디고 서있는 바로 이 땅 뿐이므로.
Posted by 한무지


격한 글이예요.
눈살이 찌부려 질 수 도 있으니,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네, 제가 한무지입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그 사람이 바로 저, 한무지입니다.

알고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실수도 많이 하며 살아왔어요.

그리고 또 반성하고, 되집어 보고, 고민하며 살아왔어요.

질타와 조언에 귀 기울이려 노력했고, 수용하고 변화하려 노력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것이 되었던 안되었던, 저는 그렇게 살아왔어요.


네, 영웅심리였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분명 '행동'했었고, 또 행동하고있습니다.

단지 저는, 조금은 덜어지길 바랬어요.
나와 똑같진 않더라도,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당신들이, 조금은 더 편해지길 바랬어요.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종종 들어오는 상담메일이나, 개인적, 공적인 부탁들 응당 해야할 일이라 받아들이고, 또 하고 있어요.


당신네들이 뭐라하던, 나는 계속 할겁니다.
그 좁디 좁은 바닥에서, 나를 변태 또라이 한무지라고 하던말던, 나는 계속 할겁니다.

당신네들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순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염두에 두세요.
나는 생각없는 바보가 아닙니다.

이야기는 돌고돌아 다시 내 귀로 들어옵니다.
이용당하는 것, 모르고 허허 웃고있는게 아니예요.

그리고 나는 또 그저 웃으며 손을 뻗을거예요.


네, 이런 내가 한무지입니다.



덧. 금방 내려갈 뻘글이네요. 아마 몇일뒤면 비공개로 없어질 글일지도 몰라요.
     너무 격한글이라, 미안해요.
     그렇지만, 너무너무 화가나서요.
Posted by 한무지
TAG 한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