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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0 내가 '무엇'일까요? (3)

6개월 정도 쯤 되었을까?
언제부턴가, 주기적으로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다.
'여호와의 증인'을 '전도' 하시는 분들로 추정되는 분.

처음엔 그저 야간작업을 하고 뻗은 몸을 끌고나와 졸린눈으로 "네,네" 하며 들었을 뿐인데.
어째 시간이 가니 그래도 익숙해져 간간히 보는 얼굴이 반갑기까지 하다.

뱃속에서 부터 묵주를 들고 나온 나는, (개신교 언니오빠들.. 보면 화내시겠다.-_-;)
정말 종교에 대한 고민이 깊었었더랬다.
시간이 훨훨 지나다 보니, 그들의 신은 결국 자신들의 '아집'에 지나지 않는다는 오만한 결론이 나왔지만.

듣기엔 썩 괜찮은 말들은 딱 10분씩만 해주고 갔던 그분은,
급기야에 오늘에 와선 김치까지 싸다 주시겠단다..
(젓갈이 안들어간 김치이면 좋으련만..)

각설하고,
방에서 끙끙 앓아누워있는 H모군이 신경쓰여 빨리 보낼 요량으로 이야기 했다.

나에겐 종교적인 고민이 두가지가 있었으며 그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관한 것
-개인적인 사정

첫번째 것이야, 지나간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죽음'이란 단어를 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야기를 했더니.
그 개인적인 사정이 무엇이냐 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래서 대답했지.

난 다수의 사람들이, '신의 뜻을 거스른 자'라 칭하는 사람이다.
또한 관련한 인권운동도 해왔으며, 한기총 아저씨들과도 많이 싸웠다.
아집을 가진 종교'선생'들이 그러하게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의 정말 큰 문제중에 하나는
그들의 손가락이 향하고 있는 나 (와 어떠한 사람들) 조차도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했더니.
이사람들 못알아 듣는다. -_-;

그래서 내 대놓고 말했지.

"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등 이요"
" 아.. 네.. "
" 저도 그중에 한 사람이구요"

그랬더니 대뜸 말한다.

"왜 그릇이 있잖아요? 국그릇 밥그릇 등등.. 그리고 그 그릇들은 다 담아야 하는 용도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남자와 여자가 있는 것이고.."

내 처다보고 있으니, 아차 싶었는갑다.

"아 이건 제가 이야기 하기보다는 성경을 보세요. 어짜피 이건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른거니까..
 성경에 답이 있을거예요."



이것으로 오늘의 10분은 끝.

아마 그분은 나를 게이'로만' 보았는 갑다.
속으로 다짐했지.
다음번엔 꼭 "내가 무엇일까요?" 하고 물어봐야지.. -ㅅ-..

그나저나, 국그릇에 밥을 담을수도 있고 밥그릇에 국을 담을 수도 있지!
사실 조금은, 역시나 하고 실망한 것도 사실.

그러나 결국은 의문이다.
성경에 답이 있다 말하지만, 그 성경을 토대로 답을 내려 이야기 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리고 나도 그들 중 한사람이 되어버린다면?
결국 인간의 손으로 쓰여지고, 번역되어진 그 성경이란 것 은?

종교적 논쟁이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도 없다지만.
요즘 소일거리중 재미있다 느낀것이 문득 생각나서, 되도 않는 포스팅중..
(사실 장애가 나서 현장나왔다가,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피씨방 왔음..-_-)

덧으로,
내가 아는 성경에는 나를 부정하는 구절은 없다.
더군다나, 신이 있다면 이런 나를 존재케 한것도 그분의 뜻이리라..
고로.. 난 선택받은 자.. 흐흐흐흐흐

Posted by 한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