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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0 '정상성'에 대한 욕망 (4)


제목이 거창 하네요.

'정상성'에 대한 욕망.


사실 이 욕망을 파헤치자면, '정상'에 대한 고찰 부터 시작해야겠지요.

그러나 이래저래 머리아픈 고찰은 집어치우고 들여다 봅니다.

그놈의 '페니스'에 대해서요.


어찌되었던 그놈의 '정상'이 이야기하는 신체는 명확히도 (애석하지만)

튀어나오고 말랑한 가슴, 자궁과 질을 가지고 있는 신체는 여성.

딱딱한 가슴과, 고환, 페니스를 가지고 있는 신체를 남성 이라고 명명하니까요.


배부른 소리를 좀 해봅니다.

나는 현재 여성의 성징이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그런가 좀 살만하지요.


일단 남성으로 되어있는 여권을 가지고 있고.

외관상 남성으로 보이는 외모와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몸속에는 인위적이지만 정상수치의 남성호르몬이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그 빌어먹을 놈의 '페니스'가 부재해 있죠.

정확히 따지면 '외관상 남성의 것으로 보여질 수 있는 페니스'가 부재해 있습니다.


아주 가끔, 아니 종종 그놈의 페니스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릴 때가 있습니다.

근데 이놈의 욕망이 웃긴것이 '수술을 해서' 가지고 싶은 것인지.

그저 못가진 것에 대한 열망인지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정도 호르몬과 수술을 마친(진행중인) 트렌스피플이라면 거의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가겠지요.

이건 비판할 수 조차 없는 슬픈 현실입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비판 할 수도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모두가 이러한 현실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고, 

나를 드러냈을때 그 개개인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을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인 것이죠.

말하다 보니 정말 슬퍼지네요.


결국 나도 별 수 없이 그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가는데,

얼마전 나를 김모씨로 알고 있던 친한 친구 둘에게 커밍아웃을 했더랬습니다.

나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역시 관계는 뭐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이 친구가 이야기중에 꺼냈던 이야기가 갑자기 머리를 울렸습니다.

"아.. 그래서 형이 게이인건가?"


더 웃긴것은 저도 갸웃 했다는 겁니다.

' 아, 그래서 내가 게이인가?;;;;;;'


뭐 일정정도 측면에선 맞는 말이고, 또 아닌 말이기도 하지만.

살짝 헷갈리더랍니다.


그러나 도대체 그 친구의 상상력은 어디서 왔을까요.

분명 "내가 페니스가 없기 때문에 여자를 못만난다고 생각하는거야?" 라고 물었습니다만.

그 친구의 대답은 '노' 였습니다.


그러니까 이친구의 판단은 아마도 가질 수 없는 신체에 대한 욕망이라던가.

'여성'을 이해하거나 소통할 수 있는 의지가 없기때문에 성적대상을 '남성'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

라는 그정도 맥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하니 훌륭한 감수성이군요.)


여기서 나는 나의 욕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내 스스로는 현재의 신체에 만족하고 있다고 확신이 드는데,

성애적 관계에 놓여있을 때 늘 이놈의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됩니다.


거기서 나는 나의 공포를 발견합니다.

내 신체가 발가벗겨 졌을때의 공포, 그것이 타인에게 줄 영향.

결국 타인에 시선에 의해 투영될 나의 신체가, 나는 두려웠던 것이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들이 뭔가 또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이것이 과연 '극복'해야 할 문제인지

아니면 수술등의 조처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여전히 또 갈피를 못잡게 되고요.


해서 한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고자 합니다.

나는 나의 욕망과 느낌들에 대해선 늘 고민하고 생각하지만.

정작 나의 몸을 바라봤던 이들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어요.


나의 그 빌어먹을 '정상성에 대한 욕망'이 관계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라면.

그 관계를 한번 파헤쳐 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과 인터뷰 비스끄므리 한 것을 해볼 생각입니다.

각각의 수술상태에 맺었던 성애적 관계의 사람들과 이야기 해볼 생각인데.

이게 과연 몇명이나 가능할 지는 모르겠네요.


조만간 포스팅 합니다요.ㅎ




 





Posted by 한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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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1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한무지 2012.09.19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것이 늘 딜레마이지요.

      우리는 어쨌든 늘 정체성의 근거를 요구받는 상황들에 놓이게 되고.
      그것들을 설득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완벽'하다고 여겨지는 그것을 얻을 수 없으니까요.

      몇몇 전 파트너들과 대화해본 결과
      더더욱 정리안되는 지점들을 발견합니다.ㅋㅋㅋ

      조만간 포스팅 할게요.

  2. 2012.09.18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한무지 2012.09.19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인정보이니 굳이 자세한 답변은 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거기다 본문엔 '외관상 남성의 것으로 보여질 수 있는 페니스'가 부재해있다.. 라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여하튼 결론만 이야기하면 현재로썬 불가능합니다만.
      시도 해볼 수 있는 소지는 있다고 봅니다.

      비밀글로 남겨주셔도 저는 비밀 답변을 못남겨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