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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30 되돌이켜 지는 순간. (24)

시간이 참 많이도 지났네요.


2004년 의정부 화장실 한구석에서 처음 내 엉덩이에 주사를 찔러넣고.


공부하고 인권운동하며 2006년에 첫 가슴수술.


2007년에 가슴 재수술 두차례

2008년에 생식기 제거 수술

2009년에 진행한 태국 수술을 마지막으로.


내가 M으로 표기되어 있는 여권을 받아든지도 횟수로 3년입니다.



수도 없이 울던 시간들.

텔레비전에 수도 없이 방송되는 얼굴로 나의 정체를 알게됬던 가족들.

아마 대부분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되는 직장동료들.



'사회적 남성'으로 통하는 것이 말그대로 '자연스러워 진' 시점에서.

나는 어쩌면 FTM남성으로서의 고민은 더이상 하지 않고 살아가지는 지도 모릅니다.


단지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FTM남성으로 써의 결이라기 보다는, 조금 '다른 남성'으로 써의 느낌이 더 강하지요.


FTM이라는 단어는 어찌되었던 'Trans'되었다는, 여성의 신체에서 남성의 신체로 옮겨왔다는 의미자체를 내포합니다.

그 측면에서 현재의 나는'Trans'한 시간을 모조리 기억 너머에 묻어두었다는, 혹은 전혀 느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득 어느어느 순간들, 그 찰나에 묘한 이질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혈연관계에 있는 동생이 전화를 받는 순간 아주 자연스럽게 오빠! 하고 부를때나.

어머니께서 '아들 왜이렇게 연락이 안돼!' 하고 말하는 순간.

사람들이 내게 '정상 기능을 하는 페니스'가 있다고 당연한 가정을 세워 이야기 할때.

신분증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시를 한뒤 "Thank you Mr." 하고 호칭하는 순간들.


보통은 나에게도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들이지만.

아주 가끔, 이것에 아주 이질적으로 다가올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먼 옛날 언젠가에 이런 상황들을 목이마르게 갈구했던 순간들이 교차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나는 이러한 것들을 어느정도는 '취득'하며 살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것을 취득하기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나. 하고 되돌아 보게 됩니다.


가족들과는 수많은 시간을 서로 모욕하고 상처주며 피를 튀겼고.

병력에도 불구하고, 호르몬치료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수차례 수술대위에 몸을 맞겨 가며 칼을 대었고.

늘 마취에서 깨는 순간 내뱉었던 말은 한결같이 "다시는 수술 안해" 였죠.

그리고 수술할때는 회사에 거짓말까지 해가며 결근을 해야했고요.


이과정은 지금 되돌아 보아도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었지만.

나는 맹새컨데 단 한번도 '그만둬야 겠다'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나는 '남성으로 보여지고, 남성으로 대우 받고, 남성으로 살고 싶었기'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이 문장에서 '대우'를 오해해석 하는 분들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응당 내가 운명적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것들... 이라고 생각했을런지도요.


그리나 나는 지금 시점에서 적어도 '생식기 제거수술'은 한번더 고려해봤어야 한다고 후회합니다.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테지만요.



각설하고, 그것이 거의 완벽하게 완료된 지금.

나는 내 삶에 만족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보통의 남성'으로 해석 하진 않지만(기질적인 이유로), 

'좀 특이한 남성'으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좋아요.



사실 수도 없는 시간동안 그놈의 '남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왔지만.

나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그저 할 수 있는건 "나는 이러이러 한 남성이다'하고 나를 정의내리는 일 뿐이고요.



FTM남성(치료를 진행하는)은 결국 어느순간 그 정체성을 상실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쯤 두갈래의 길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이것을 제껴두고 살아야 하는지, 계속 소통과 공유를 시도해야 하는지.

그 갈래에서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 같네요.


정리한다고 써내려가기 시작한 글이, 더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남성'일 수 없는 컴플렉스는 여전히 잔존하네요.

반대 급부로 '생물학적 남성'으로 통할때 가끔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도요. 


참 혼자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살 고 있는 느낌입니다.

부웱 -_-

Posted by 한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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