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M'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2.10.30 되돌이켜 지는 순간. (24)
  2. 2012.09.10 '정상성'에 대한 욕망 (4)
  3. 2010.09.27 남성성과 여성성 _ 정리되지않는 (10)
  4. 2010.02.17 다녀왔습니다 (16)
  5. 2008.04.29 아득해지는 경계, (8)

시간이 참 많이도 지났네요.


2004년 의정부 화장실 한구석에서 처음 내 엉덩이에 주사를 찔러넣고.


공부하고 인권운동하며 2006년에 첫 가슴수술.


2007년에 가슴 재수술 두차례

2008년에 생식기 제거 수술

2009년에 진행한 태국 수술을 마지막으로.


내가 M으로 표기되어 있는 여권을 받아든지도 횟수로 3년입니다.



수도 없이 울던 시간들.

텔레비전에 수도 없이 방송되는 얼굴로 나의 정체를 알게됬던 가족들.

아마 대부분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되는 직장동료들.



'사회적 남성'으로 통하는 것이 말그대로 '자연스러워 진' 시점에서.

나는 어쩌면 FTM남성으로서의 고민은 더이상 하지 않고 살아가지는 지도 모릅니다.


단지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FTM남성으로 써의 결이라기 보다는, 조금 '다른 남성'으로 써의 느낌이 더 강하지요.


FTM이라는 단어는 어찌되었던 'Trans'되었다는, 여성의 신체에서 남성의 신체로 옮겨왔다는 의미자체를 내포합니다.

그 측면에서 현재의 나는'Trans'한 시간을 모조리 기억 너머에 묻어두었다는, 혹은 전혀 느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득 어느어느 순간들, 그 찰나에 묘한 이질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혈연관계에 있는 동생이 전화를 받는 순간 아주 자연스럽게 오빠! 하고 부를때나.

어머니께서 '아들 왜이렇게 연락이 안돼!' 하고 말하는 순간.

사람들이 내게 '정상 기능을 하는 페니스'가 있다고 당연한 가정을 세워 이야기 할때.

신분증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시를 한뒤 "Thank you Mr." 하고 호칭하는 순간들.


보통은 나에게도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들이지만.

아주 가끔, 이것에 아주 이질적으로 다가올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먼 옛날 언젠가에 이런 상황들을 목이마르게 갈구했던 순간들이 교차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나는 이러한 것들을 어느정도는 '취득'하며 살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것을 취득하기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나. 하고 되돌아 보게 됩니다.


가족들과는 수많은 시간을 서로 모욕하고 상처주며 피를 튀겼고.

병력에도 불구하고, 호르몬치료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수차례 수술대위에 몸을 맞겨 가며 칼을 대었고.

늘 마취에서 깨는 순간 내뱉었던 말은 한결같이 "다시는 수술 안해" 였죠.

그리고 수술할때는 회사에 거짓말까지 해가며 결근을 해야했고요.


이과정은 지금 되돌아 보아도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었지만.

나는 맹새컨데 단 한번도 '그만둬야 겠다'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나는 '남성으로 보여지고, 남성으로 대우 받고, 남성으로 살고 싶었기'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이 문장에서 '대우'를 오해해석 하는 분들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응당 내가 운명적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것들... 이라고 생각했을런지도요.


그리나 나는 지금 시점에서 적어도 '생식기 제거수술'은 한번더 고려해봤어야 한다고 후회합니다.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테지만요.



각설하고, 그것이 거의 완벽하게 완료된 지금.

나는 내 삶에 만족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보통의 남성'으로 해석 하진 않지만(기질적인 이유로), 

'좀 특이한 남성'으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좋아요.



사실 수도 없는 시간동안 그놈의 '남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왔지만.

나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그저 할 수 있는건 "나는 이러이러 한 남성이다'하고 나를 정의내리는 일 뿐이고요.



FTM남성(치료를 진행하는)은 결국 어느순간 그 정체성을 상실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쯤 두갈래의 길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이것을 제껴두고 살아야 하는지, 계속 소통과 공유를 시도해야 하는지.

그 갈래에서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 같네요.


정리한다고 써내려가기 시작한 글이, 더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남성'일 수 없는 컴플렉스는 여전히 잔존하네요.

반대 급부로 '생물학적 남성'으로 통할때 가끔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도요. 


참 혼자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살 고 있는 느낌입니다.

부웱 -_-

Posted by 한무지
TAG FTM, TransMan


제목이 거창 하네요.

'정상성'에 대한 욕망.


사실 이 욕망을 파헤치자면, '정상'에 대한 고찰 부터 시작해야겠지요.

그러나 이래저래 머리아픈 고찰은 집어치우고 들여다 봅니다.

그놈의 '페니스'에 대해서요.


어찌되었던 그놈의 '정상'이 이야기하는 신체는 명확히도 (애석하지만)

튀어나오고 말랑한 가슴, 자궁과 질을 가지고 있는 신체는 여성.

딱딱한 가슴과, 고환, 페니스를 가지고 있는 신체를 남성 이라고 명명하니까요.


배부른 소리를 좀 해봅니다.

나는 현재 여성의 성징이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그런가 좀 살만하지요.


일단 남성으로 되어있는 여권을 가지고 있고.

외관상 남성으로 보이는 외모와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몸속에는 인위적이지만 정상수치의 남성호르몬이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그 빌어먹을 놈의 '페니스'가 부재해 있죠.

정확히 따지면 '외관상 남성의 것으로 보여질 수 있는 페니스'가 부재해 있습니다.


아주 가끔, 아니 종종 그놈의 페니스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릴 때가 있습니다.

근데 이놈의 욕망이 웃긴것이 '수술을 해서' 가지고 싶은 것인지.

그저 못가진 것에 대한 열망인지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정도 호르몬과 수술을 마친(진행중인) 트렌스피플이라면 거의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가겠지요.

이건 비판할 수 조차 없는 슬픈 현실입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비판 할 수도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모두가 이러한 현실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고, 

나를 드러냈을때 그 개개인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을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인 것이죠.

말하다 보니 정말 슬퍼지네요.


결국 나도 별 수 없이 그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가는데,

얼마전 나를 김모씨로 알고 있던 친한 친구 둘에게 커밍아웃을 했더랬습니다.

나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역시 관계는 뭐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이 친구가 이야기중에 꺼냈던 이야기가 갑자기 머리를 울렸습니다.

"아.. 그래서 형이 게이인건가?"


더 웃긴것은 저도 갸웃 했다는 겁니다.

' 아, 그래서 내가 게이인가?;;;;;;'


뭐 일정정도 측면에선 맞는 말이고, 또 아닌 말이기도 하지만.

살짝 헷갈리더랍니다.


그러나 도대체 그 친구의 상상력은 어디서 왔을까요.

분명 "내가 페니스가 없기 때문에 여자를 못만난다고 생각하는거야?" 라고 물었습니다만.

그 친구의 대답은 '노' 였습니다.


그러니까 이친구의 판단은 아마도 가질 수 없는 신체에 대한 욕망이라던가.

'여성'을 이해하거나 소통할 수 있는 의지가 없기때문에 성적대상을 '남성'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

라는 그정도 맥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하니 훌륭한 감수성이군요.)


여기서 나는 나의 욕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내 스스로는 현재의 신체에 만족하고 있다고 확신이 드는데,

성애적 관계에 놓여있을 때 늘 이놈의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됩니다.


거기서 나는 나의 공포를 발견합니다.

내 신체가 발가벗겨 졌을때의 공포, 그것이 타인에게 줄 영향.

결국 타인에 시선에 의해 투영될 나의 신체가, 나는 두려웠던 것이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들이 뭔가 또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이것이 과연 '극복'해야 할 문제인지

아니면 수술등의 조처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여전히 또 갈피를 못잡게 되고요.


해서 한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고자 합니다.

나는 나의 욕망과 느낌들에 대해선 늘 고민하고 생각하지만.

정작 나의 몸을 바라봤던 이들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어요.


나의 그 빌어먹을 '정상성에 대한 욕망'이 관계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라면.

그 관계를 한번 파헤쳐 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과 인터뷰 비스끄므리 한 것을 해볼 생각입니다.

각각의 수술상태에 맺었던 성애적 관계의 사람들과 이야기 해볼 생각인데.

이게 과연 몇명이나 가능할 지는 모르겠네요.


조만간 포스팅 합니다요.ㅎ




 





Posted by 한무지

종종 상담메일에 답할때마다, 늘 고민스럽습니다.

상담의 종류는 정말로 여러가지이지만,
그중에 제일은 10대-20대 친구들의 정체화에 대한 고민메일이지요.

그리고 모두가 공통으로 가지고있는 경직된 '남성성과 여성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많은 ftm들이 '남성성'이란것을  정체화의 근거로 삼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여성성'으로 인해서 그 정체성을 다시한번 의심하기도 하고요.

내가 겪어왔던 일이기도하고, 많이 바라보기도 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이걸 어디서 부터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남성'과 '여성' 이라는 성별이분법.
그 속에 깃든 '남성성'과 '여성성' 그리고 그 권력관계.
그리고 더 뿌리깊게 박혀있는 '정상성' 이겠지요.

우리는 모두 '남성'과 '여성'으로 갈리워진 세상에서 의도치 않게 한쪽에 편입되어진 성별을 명명받고 태어납니다. 그리고 거기서 변종이 생기죠.
'정상성'에 위배되는 일이 생겨버리는 겁니다.

이 사이에서 transgender는 끊임없이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받습니다.

"도대체 난 왜이래? 내가 남잔가? 여잔가?"
"넌 여자야 남자야?"

의심하게 되는건, 1차적으로 타인에 의해서보단 스스로에게서 생겨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정체화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건 다름아닌 '나' 이니까요.

내가 '남성' 이다, '여성'이다. 혹은 어떠한 '성'이다. 또 혹은 어떠한 '성'도 아니다. (무슨 무한계수 같네요.)
이러한 정체성을 구성해 나갈때, 당연히 그 근거를 찾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요.

이 과정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이 채택하기 제일 쉬운 놈들입니다. 또 만만하기도 하고요.
 
근데 저는 이게, 좀 일그러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꾸로 되집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저 설명하고 인정하고, 또 설득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밖에는 안느껴집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도대체 무얼까요.
이거, 말이 되는 이야기이긴 할까요?
마초이즘이 남성성인가요?

내 정체성의 근거는 없습니다.
나란 사람 '한무지'가 그냥 남자예요.
설명하라면 못해요.
너 왜 남자니? 물어보면, 못해요. 그치만 그건 누구나 다 똑같지 않나요?

ftm이라는 정체성에 나를 맞추기 보단, 나란 사람에게 ftm정체성을 맞추라는 말.
조금 어려울진 모르겠지만, 알아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삶의 모양들을 한 단어에 묶기엔 너무나도 크고 제각각이니까요.


글이 정리 되지 않네요.
밤이 깊었고, 정신이 없어요.

꼭 정리해서 다시한번 글을 올려봐야겠어요 (불끈!)
Posted by 한무지

다녀왔습니다

근황 2010.02.17 00:20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1월11일에 수술받고, 2월7일에 무사히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기도했고, 또 생각보다 덜 힘들기도 했어요.

다녀오자마자, 호적정정서류를 준비하고 있긴한데.
이게 될지 안될지는 의문입니다.

기각이 된다면, 다른 방식의 활동을 시작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해보지만,
역시 현실적 여건과, 멀리 돌아온 시간들때문에 이것 또한 의문이네요.

다녀오니 퀴어아카이브도 문을 열었고.
여러모로 변화가 많네요.

슬슬 몸을 추스리고,
다녀와서 보고자했던 사람들도 만나고,
슬슬 생계를 위한 일을 찾아봐야겠어요.

다들 잘 지내고 계셨지요?

추가로 태국 얀희 병원의 FTM 수술 Step2 의 전반과, 간단한 생활팁을 올려둡니다.

보시려면 아래 버튼을 눌러주세요.
(수술 사진들이 올려져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은 보지 말아주세요)

Posted by 한무지

아득해지는 경계,

근황 2008.04.29 03:40

전화를 받으며,  "네, 한무지입니다." 말하는 일이 없어졌다.
대신, "네, 김XX입니다." 말하는 일이 잦아졌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들은, 더이상 "한무지씨 핸드폰인가요?" 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 "보라매국사 김대리님이시죠?" 라는 질문을 던진다.

현재의 내 '삶'이란것,
사실 많은 ftm trans들이 꿈꾸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 회사의 정규직 사원으로 그것도, '남성'의 위치에서 일 할 수 있다는것.
설레고 긴장되는 시작이었다지만, 이젠 내게 그저 '일상' 이 되어버린 그것.

넘실대는 경계에서, 끊임없이 긴장하고 고민하고 상처받았던 시간들에서 멀어져간다.
그리고 그만큼 나의 ftm정체성이 멀어져간다.

고백하건데, 차라리 속이 편하다.

적어도 그들은 내게 의심을 가하지 않는다.

내 가슴에 의심을 가하지도 않으며, 나의 체구나 외모에도 의심을 가하지 않는다.
그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언어습관들 중 '어머'라는 말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손톱을 기르고 있다한들, "기지바처럼, 남자가 무슨 손톱을 기르냐?" 라고 물을 뿐이지,
그것으로 인하여 나의 '남성정체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머리를 기르고 있다해도, 여성스럽게 옷을 입고 나타난다고 해도.
나의 남성정체성에 의심을 가하는 일은 없다.

그래서 일까,
자꾸만 마음이 멀어져간다.

끊임없이 나에 대해 설명하고, 대답하는 일이 지쳐간다.
있는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기보단, '여성에서 남성이 되었다고(되어 버렸다고)' 생각하는 그 시선들에 지쳐간다.

아니 설사, 그러한 시선들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내가 ftm 이란 사실을 아는 공간들에 나를 드러내기가 부디낀다.

그것이 또 작년 말에 일어났던 사건과 겹쳐져, 나를 괴롭힌다.


도망친다면, 메마른 소통에 또 목말라 할 나를 알고있다.
그래서 더더욱 고민이다.

나는 여기서, 어떻게 더 나아가야 하는 걸까?

아 요즘은 정말, 대한민국의 배나온 아저씨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종로3가를 활보하는, 배나온 ftm gay.
생각만해도 끔찍하군 -ㅅ-..


Posted by 한무지
TAG FTM, 경계